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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고향

실록이 짙은 7월, 내가 살던 고향은 농번기로 엄청나게 바빴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 전개될 무렵으로 마을 이름은 차골이었던 것 같다. 문명의 혜택이 충분히 미치지 못하던 지역이라 초등학교 때 선생님은 고향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에서 기차를 처음 보여주시며 “저 검은 것이 기차고 저 기차가 말이야…”라고 말하셨다. 나는 두 줄의 큰 쇠줄, 레일 위의 기차를 보면 문득 나도 저 기차처럼 도회지로 달려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 도회지를 생각하며 꿈을 펼치고 희망과 욕구를 불렀기에 오늘날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리라.
직업상 미국의 이 도시 저 도시 골목골목을 누비며 럭서리 홈과 대형 빌딩을 접하면서도 언제나 봄이 되면 제비를 기다리는 아름다움이 생각나고 여름이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소나기를 맞으며 책을 적시지 않기 위해 등허리에 감춘 채 10여리 길을 쏜살같이 등하교하던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가을이면 황혼에 물든 들녘이 눈가에 여미고 겨울이면 눈이 소복이 쌓이고 참새가 날아드는 그런 고향을 잊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심에서 에너지가 산출되니 복잡한 삶도 버티어 간다.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부족함과 아쉬움을 꼭 비극으로만 인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것을 ‘네거티브’라고 하나?
어느 신문에서 한 민족의 5,000년 동안 버리지 못했던 가난의 역사를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와서야 경제발전을 일으켰고 지독했던 가난에서 벗어났음을 부인하지 못한다고 쓴 글을 보았다. 나는 이런 수천년에 한번 오는 그런 격동의 시대에 태어나서 그런지 가히 폭발적인 변화와 성공을 목표로 이 세상을 꾸려 나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난세에 영웅이 나고 극한 상황에서 기발한 탈출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당면하고 있는 우리의 모든 어려움이 있다면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고난을 자청할 필요는 없지만 내게 처한 어려움은 즐기고 지혜롭게 해쳐 나갈 기회로 삼아 볼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포지티브’라고 한다.
원점을 확인하는 것은 더 힘차게 미래로 가게 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언제나 “처음처럼”이라는 글을 벽에 붙이고 가끔씩 쳐다보곤 한다. 지금껏 경쟁과 긴박한 삶을 살아오면서 고향을 가서 며칠이라도 쉬며 정서를 함양하고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기조차 없었을 것이다.
고향은 그렇다 치고 무슨 일이든 꼬이고 엉킬 때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본래성을 회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의 그 용기, 그 열정, 그 사랑으로 미래의 청사진과 합성하는 것이다. 나의 마음은 온통 미래로만 향하여 있었기 때문에 과거를 돌아보거나 마음의 고향을 자주 찾는 일은 없던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사업에 있어서는 주변에 관계가 복잡하게 돌아가거나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지저분한 밥상을 치워버리듯이 싹 밀어 버리고 다시 시작한다.
동생인 화가의 말에 의하면 몇 일간이나 밤새 그렸던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동안의 시간이 아까워 고치려고 덧칠하고 수정하다 보면 더욱 조잡한 그림이 되지만 과감하게 북북 찢어 버리고 하얀 백지 위에 다시 하고 또다시 했을 때 그동안의 답습이 노하우가 되어 훌륭하고 만족한 역작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렇다. 모든 어려움에 부딪칠 때는 하얀 눈 쌓이고 참새가 방앗간을 찾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분으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희망이란 설득의 메세지
내 인생의 주어진 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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