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주지사를 비롯해 많은 공직을 선출하는 11월 선거를 4개월 남짓 남겨둔 지금 미국 선거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민권자이든 영주권자이든 혹은 서류미비자이든 미국의 정치제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한 예로 지난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민 개혁 법안을 들 수 있다. 이민 개혁 법안의 내용에 따라 미 전체는 물론 특히 이민자 커뮤니티의 운명이 좌우되는 것이다.
전체 한인 인구의 20%가 서류미비자이고 한인 이민자의 대다수가 가족 초청으로 이민오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인 커뮤니티에 이민 개혁 법안은 바로 나의 문제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고자 뜻을 세우고 상반기 내내 치열했던 한인회장 선거 운동을 하는 가운데서도 반이민 법안 반대 행진에 참여하며 절실히 깨달은 바가 있다. 우리 커뮤니티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우리 한인들의 투표율은 어떠한가?
2004년에 있었던 대선 투표에서 인종별로는 아시안과 라티노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고 민족별로는 한인들의 투표율이 아시안 중에서도 거의 꼴찌이니 미국을 통틀어 한인 투표율이 가장 낮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LA카운티에 거주하는 전체 한인의 절반이 투표 연령 즉 18세 이상의 시민권자이고 그 중 절반 만이 유권자 등록을 한 상태라고 한다. 게다가 유권자 등록을 한 시민권자 중 절반 만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LA 한인의 25% 만이 투표를 하고 있는 셈이다. 즉 한 사람의 투표가 네 사람의 의견을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권자 자격이 있는 시민권자들이 모두 유권자 등록을 한다면 전체 한인 인구의 절반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자격이 있는데 아직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이 시민권을 취득하고 유권자 등록을 한다면 훨씬 많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만큼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들은 투표율에 민감하다. 표밭이라고 판단이 되면 결코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다. 상반기에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와 반이민 법안 반대를 외쳤지만 귀 기울이는 정치인은 아직도 많지 않은 것을 모두 안타깝게 생각할 것이다.
오히려 정치인들은 확실한 표밭인 보수 백인들의 반이민 목소리에 더 귀가 솔깃할 것이다.
투표를 해야 한다. 어차피 여기에 뿌리내리고 살아야 한다면 시민권을 취득해야 하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삶이 나아진다. 특히 이민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금 미 전역에서는 반이민 법안 반대와 올바른 이민 정책을 외쳤던 이민자 커뮤니티들이 한 목소리로 시민권 취득 유권자 등록 투표 참여를 외치고 있다.
LA카운티에 살고 있는 한인의 50% 이상이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라면 우리 커뮤니티는 정치인들에게 보다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7월 1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시민권 신청의 날이 좋은 예다.
11월 선거에서는 전국 꼴찌 투표율을 벗어날 수 있도록 시민 참여를 위한 여름이라는 캠페인 이름에 걸맞게 많은 한인 영주권자들이 시민권을 취득하고 많은 한인 시민권자들이 유권자 등록을 하자! 우리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