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 of Chris Nam - 언론에서본 남문기

[커뮤니티 광장] 한인회장과 총영사께 드리는 고언

JoongAng Daily

2007-01-05 00:00:00, 조회 : 12,876

새해 첫주엔 모든 한인단체들이 시무식 겸 상견례를 가지며 회원.이사들 간에 덕담을 주고 받는다. 한인 공동체의 권익신장을 위해 올 한해를 알차고 뜻깊게 보내자는 다짐도 빼놓지 않는다.

지난 3일엔 LA한인상공회의소가 한인단체장들을 초청해 신년 교례회를 가졌다. 남문기 LA한인회장을 비롯한 커뮤니티의 주요 인사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정부를 대표해 최병효 총영사도 참석 한인단체들이 타운의 경제발전과 화합을 위해 열심히 일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깐 남문기 회장의 돌출행동이 나와 서먹서먹해 졌다. 신년인사는 본론이 아니라는 코멘트를 하고는 갑자기 총영사의 한인단체 관련 발언을 문제삼았다.

"한인단체장들이 커뮤니티 현안에 너무 무관심하고 한인사회에 훌륭한 진정한 지도자를 볼 수 없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펼쳐 보이고는 마치 전쟁터에 나온 사람처럼 한인회장의 품위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한 것이다. 공식 석상에서 그것도 신년 하례식에서 이처럼 무례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분들 중 상당수가 적잖은 실망을 한 게 사실이다.

한인회장은 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직위에 있는 분이다. 언행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친 표현을 써가며 총영사를 몰아쳐 창피하기 조차 했다.

총영사측도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키 어렵다. 총영사의 신분은 외교관이다. 세련된 행동과 절제된 언어의 사용이 외교관의 본분 아닌가.

새해 첫날부터 한인단체장들의 자질을 비하하는듯한 발언을 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한인사회의 단체장들은 자기 돈 써가며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을 싸잡아 지도자 역할을 못한다고 하니 누군들 화가 나지 않겠는가.

총영사가 제기한 커뮤니티의 현안은 크게 두가지다. 총영사관 건물이 포함된 윌셔불러바드 구간을 재개발해 코리안 컬처 & 트레이드 센터를 만들자는 이른바 수퍼블럭과 LA 식물원에 코리안 가든을 조성하자는 프로젝트다.

수퍼블럭은 방대한 프로젝트여서 얼마 만큼의 돈이 들어갈지 조차 모른다. 아직 LA 시정부와 정식으로 계약이 체결된 것도 아니어서 윤곽마저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다.

코리안 가든도 마찬가지다. 한두푼 들어가는 공사가 아니지 않은가. 전화 몇 통화 그리고 몇번의 만남으로 해결될 프로젝트가 결코 아니다. 총영사관측이 왠지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찌 보면 한인단체들과 총영사관측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이같은 해프닝이 빚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수퍼블럭이나 코리안 가든은 우리가 적극 나서 성사시켜야 할 훌륭한 프로젝트다. 한인타운의 경기활성화를 위해서도 한국과 한국의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기 위해서도 그리고 한인 2세들에게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사업들이다. 한인단체들과 총영사관측이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협조하고 대화하면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

한인회측이나 총영사관측이나 이제 섭섭한 마음을 가라 앉히고 대화의 채널을 마련해 보자. 대화는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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