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 of Chris Nam - 언론에서본 남문기

[마감 24시] 한인회는 배터리를 재충전하라

JoongAng Daily

2006-09-22 00:00:00, 조회 : 12,011

LA다저스 시절 박찬호의 적은 누구였을까. 배리 본즈? 치퍼 존스?

마이크 피아자다. 피아자는 찬호의 공을 받는 포수였다. 부부라고 까지 불리는 투수와 포수지만 둘 사이 신경전은 날카로왔다.

잘 나가는 타자였던 피아자는 매 이닝 쭈그리고 앉아 공을 받는 것이 피곤했고 게다가 어깨도 약했다. 피아자는 찬호에게 빠른 직구만을 원했다. 받기 쉽고 도루 저지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찬호가 던진 공이 담장을 넘어갈 때 절반의 잘못은 피아자의 주문이라는 말이 돌았다.

야구에서 그 둘 사이를 배터리라고 부른다.

LA한인회 남문기 회장의 적은 누구인가. LA일본회? 유대인협회?

출범 100일이 다 돼가는 상황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그 적도 내부에 있다. 남 회장이 이런저런 공을 던져보지만 포수가 공 받기를 회피하고 있다.

스칼렛 엄 이사장이 최근 기금모금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 중 자기 사람이 남 회장의 측근으로 부터 모욕을 당했다는 것이 발단이다. 한인회 예산확보의 주요 재원인 기금모금 행사를 위해 엄 이사장은 한달 전 위원장직을 수락한 바 있다. 하지만 남 회장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발을 뺐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말이다.

조직에서 회장과 이사장을 배터리라고 부른다.

배터리는 음극(-)에서 양극(+)으로 전자가 순환이동하면서 힘(전기)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음극에서 양극으로 전자를 몰아주고 다시 양극에서 음극으로 전자를 몰아주지 않으면 힘을 끌어낼 수 없다.

다시 야구다. 박찬호의 문제는 머리를 너무 많이 쓴다는 것이었다. 속된 말로 너무 잰다는 것.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자와 주자를 동시에 너무 견제하다 잇따라 포볼을 내주고 결국엔 허탈하게 안타를 맞는 일이 잦았다.

남 회장은 사석에서 한인회 내부 알력에 대해 묻자 "설사 그런 일이 있다해도 난 그 사람들을 결국 내 사람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남 회장이 잘 하는 말중에 하나는 결국엔 다 잘된다이다. 그러다 보니 한인회 문제발생시 즉각해결 보다는 허허실실 넘어가는 모습으로 비춰질 때가 많다. 문제는 그것이 곪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곪은 일도 있다. 지난 20일 사무국에서는 직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며 일촉즉발의 살얼음 분위기가 흘렀다. 사소한 것이 발단이었지만 그 균열은 심각한 상태다. 근본 원인은 남 회장이 당선 후 자신의 선거대책본부 인사들을 사무국 상임이사로 영입했고 여기에 기존 27대 한인회 사무국 직원을 유임시키면서 두 그룹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알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동안에도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남 회장은 서로 잘하라고만 덮어뒀다.

내부가 어수선하다보니 남 회장이 한인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추진한다는 해괴한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조직이나 가장 손발이 잘 맞아야 배터리가 엉뚱하게도 적인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속을 태우는 사장과 단체장이 한둘이 아니다.

속된 말로 배터리가 나가면 방법은 두가지다.

버리는 것과 재충전하는 것. 찬호는 피아자와 헤어지고(버리고) 전담 포수를 얻은후 승승장구했다. 곪은 상처를 도려낸 경우다. 하지만 상처는 제대로 된 약을 발라 삭힐 수도 있다. 이 경우 흔적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남 회장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야구 전문가의 한마디. "가장 못난 투수는 공을 잘 못던지고 가장 못난 포수는 자기중심적으로 투수를 리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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